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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그 시대의 청춘, 윤동주와 송몽규를 다룬 영화, 동주

by 집순이의 삶 2025. 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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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동주> 공식 포스터

1. 시인 윤동주의 삶을 그린 영화

 

영화 <동주>는 시인 윤동주와 그의 영원한 벗이자 사촌형이었던 독립운동가 송몽규의 일대기를 그린 작품이다. 그 젊은 청춘이 일제의 탄압에 어떤 식으로 맞섰는지가 이 영화의 주요 포인트이다. <소원>, <사도>로 유명한 이준익 감독의 2016년 열한번째 작품이다. 영화 <러시안 소설>, <조류인간>의 신연식 감독이 시나리오를 썼다. 그래서 절재된 대사가 이 영화의 가장 큰 특징이다. 영화는 1943년 일제감정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시대극 영화이다. 윤동주 역에는 강하늘, 송몽규역에는 박정민이 맡았다. 이준익 감독의 다음 영화인 <박열>에 나오는 최희서 배우도 이 영화게 나온다.

 

2. 저예산 흑백 영화

 

이 영화는 제작비 5억원이 든 저예산 흑백 영화이다. 흑백이라고 영화의 예산이 적게 된 것은 아니다. 주인공 역의 강하늘과 박정민은 지금처럼 배우의 인지도가 크지 않았고, 일본과 조선, 북간도 등의 장소를 다 한국에서 찍었다. 그리고 보조출연자들을 여러 역할에 맡기기까지했다. 윤동주를 상업적으로 이용하고 싶지 않다는 감독의 의도가 담긴 거였다. 영화를 흑백으로 찍어서 인물에서 더 집중할 수 있게 만들었다. 배우의 표정과 감정에 몰입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영화의 장점이다. 흑백으로 처리해, 일제감정기라는 암울한 시대를 잘 표현한 것이 특징이다.

 

이에 화답하듯 평론가들과 관객들 사이에서 평이 좋은 영화이다. 상업적인 공식만 따라가는 영화 시장에서 나온 좋은 퀄리티의 영화이다. 그래서 입소문을 타서 62억이라는 매출액을 찍어내기도 했다. 각본상과 감독상도 탔고, 인지도가 낮았던 박정민 배우를 한국에 알린 영화이기도 하다.

 

3. 윤동주과 송몽규

 

이 영화의 제목은 '동주'이지만, 실은 시인 윤동주와 그의 벗이자 사촌인 송몽규를 다룬 이야기이다. 윤동주는 섬세하고, 예민한, 소심하고 정적인 인물이고, 송몽규는 훨씬 동적이고, 열정적인 인물이다. 작중에서 동주는 자기보다 잘나고, 독립투쟁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몽규를 보며 열등감과 부끄러움을 느낀다. 이에 몽규에게 왜 같이가자는 말을 하지 않냐고 묻기도 한다. 하지만 몽규는 동주에게 계속 시를 쓰라는 말을 한다. 몽규는 동주의 시가 그만큼 힘이 있다는 것을 알기에 한 말이다. 벗이자 가족인 동주가 다치지 않았으면 해서 한 말이기도 하다. 그렇게 동주는 저항시로, 몽규는 조금 더 적극적인 방식으로 각자 독립운동을 한다.

 

4.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이 영화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한다면 윤동주의 시가 나래이션으로 나온다는 것이다. 각 상황에 맞게 시가 나온다. 윤동주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시인 「별 헤는 밤」과 「쉽게 쓰여진 시」, 「서시」 등이 나온다. 이런 시들을 통해 동주가 얼마나 이 시대에 괴로워하고 고뇌하며 시를 썼는지 알 수 있다. 거기다가 강하늘의 잔잔한 목소리는 시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만들었다. 흑백 영화라는 특징도 윤동주의 시에 더 집중하게 한다. 하얀 종이에 검정색으로 써 내려가는 시가 특히 그러했다. 동주라는 영화 로고도 실제 윤동주의 필체라고 한다.

 

5. 부끄러움이란

 

그 영화의 가장 큰 주제는 부끄러움이다. 동주는 삶을 살면서 부끄러움을 계속 느낀다. 송몽규랑 자기를 비교하면서 더 그런 것이다. 벗들은 다 독립투쟁을 한다고 나가서 싸우지만, 그러지 못하는 것에 부끄러움을 느낀다. 이런 시대에 적극적으로 투쟁하지 못하고 그저 시를 쓰는 것에 부끄러움을 느낀다. 하지만 작중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부끄러움을 느끼는 것은 부끄러움이 아니다. 부끄러움을 모르는 것이 진정한 부끄러움이다. 이것은 감독이 관객에서 전달하는 주제이다. 윤동주와 송몽규라는 일제의 탄압을 받던 청춘을 앞세워, 청춘에게 용기를 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