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범죄 스릴러 소설의 영화화
영화 <양들의 침묵>은 미국의 범죄 스릴러 소설가, 토마스 해리스가 1988년 5월 19일에 출간한 세번째 장편소설을 영화화한 것이다. 한니발 렉터 시리즈 중 세번째에 해당되는 소설이다. 원작 소설은 브램 스토커상을 받을 정도로 명작이고, 이것을 영화로 만든 것이다. 감독은 조나단 드미, 한니발 역으로는 안소니 홉킨스, 클라리스 스탈링 역으로 조디 포스터가 맡았다. 영화의 주로 내용은 클라리스 스탈링의 조디 포스터가 여성의 피부를 벗기는 연쇄살인마, 버팔로 빌을 쫓기 위해 수용소에 수감 중인 식인 살인마 한니발의 안소니 홉킨스를 찾아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2. 매력적인 악인, 한니발 렉터
한니발이 영화에 나오는 시간은 약 30분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의 임펙트는 강했다. 한니발이 식인을 하게 된 이유도 어린 시절 나치군에 의해 동생의 시신을 억지로 먹어서, 그들에게 복수를 하면서 식인을 처음으로 시작하게 된다. 이를 심리학에서는 반복적 강박이라고 말한다. 자기에게 고통스러운 것을 반복하는 강박증을 말한다. 영화 속 이야기로 돌아가자면, 한니발은 통제적인 사람이다. 자기를 찾아온 클라리스 스탈링에게 신분증을 보여달라고 요구하는 장면은, 그의 통제권을 보여준다. 그 외에 자기 기준에서 교양이 없는 사람을 살인한다는 신념을 가진 사람이기도 하다. 그래서 무례하지 않은 클라리스를 내치지 않고, 버팔로 빌을 잡는데 도움을 주고, 한니발만이 클라리스를 사람으로 존종해준다. 그런 모습과 사연들이 매력적인 악인으로 비춰진 것이다.
3. 클라리스, 양들은 이제 울음을 멈추었나?
클라리스에게는 트라우마가 있다. 먼저 첫번째, 보안관이던 아버지가 강도의 총을 맞고 순직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책에서 클라리스는 아버지와 닮은 사람에게 의지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FBI 행동과학부 장관인 잭 크로포드는 아버지같은 존재이다. 클라리스가 한니발 렉터를 남들처럼 무례하지 않게 굴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둘째, 고아가 된 클라리스가 삼촌이 양들을 도축하는 것을 듣고, 양 한마리라도 살리려고 하지만, 결국 살리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는 첫번째에 언급한 아버지의 순직과 관련이 있다. 클라리스 본인이 더 잘했다면 살릴 수 있었을지 모른다는 자책이 반영된 것이다. 클라리스는 이 죄책감으로 양들의 울음을 악몽으로 꾼다. 그녀가 FBI가 되기로 한 것도 피해자들을 양들에 대입해 그들을 구하기 위해서였다. 이런 클라리스의 본질을 알게 된 한니발은 탈옥 후, 진짜 FBI 수사관이 된 그녀에게 전화를 건다.
"클라리스, 양들은 이제 울음을 멈추었나?"
4. 클라리스가 쫓는 범인, 버팔로 빌
버팔로 빌은 클라리스가 쫓는 연쇄살인마이다. 버팔로 빌은 성전환자라고 믿는 정신병이 있고, 여성을 납치해 그 피부를 벗기고, 유기한다. 그가 여성의 피부를 벗긴 이유는 여성의 피부로 옷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그는 변화를 꿈꾸는 사람이다. 그래서 영화에서는 변화와 관련된 표현이 자주 나오는 편이다. 특히 한니발이 하는 말과 힌트에 그것이 잘 숨겨져 있다. 작중에서 한니발이 클라리스에게 advancement, 즉 승진할 기회를 주겠다고 말하는데, 여기서 advancement는 변화라는 뜻을 가진 중의적인 표현이다. 그 밖에 피해자의 목에서 발견한 나방의 변태도, 변화를 의미한다. 그래서 공식 포스터에서도 나방이 나오는 것이다.
5. 범죄 스릴러 영화가 수상한 처음이자 마지막
영화 <양들의 침묵>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처음이자 마지막인 범죄 스릴러 영화이다.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감독상, 작품상, 각색상 등 5개 부문에서 상을 탄 것이다. 특히 작품상을 수상한 유일한 호러 영화이기도 하다. 요즘에는 자주 쓰는 교차편집으로 긴장감을 극대화하는 것, 대사 한마디 없이 실뭉치와 나방으로 버팔로 빌이 범임이라고 직감하는 것이 여기서 나왔다. 지금 보면 너무 익숙한 방식이지만, 이런 것이 고전 영화가 교과서라고 불리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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