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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여러 불안을 떠안고 살아가는 어른이를 위한 영화, 인사이드 아웃2

by 집순이의 삶 2024. 1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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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아웃2> 공식 포스터

1. 9년만에 나온 후속작, 인사이드 아웃2

 

영화 <인사이드 아웃>은 2015년에 나온,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애니메이션 영화이다. 이번 <인사이드 아웃2>는 9년만에 나온 속편이다. 속편이다보니, 11살이던 주인공인 라일라가 13살이 되서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켈시 만이 연출하고 마크 닐슨이 제작하며 메그 르푸브가 각본을 맡았다. 전편의 감독이었던 피트 닥터는 속편의 연출에서 물러났지만, 픽사의 수장을 맡고 있어 간접적으로 참여했다. 그래서 전편을 재밌게 본 사람이라면, 최근에 공개된 디즈니나 픽사의 영화에 실망한 사람이라면 더더욱 봐야 한다. 

 

2. 흥미로운 시각화

 

영화는 픽사의 작품답게 개념이나 추상적인 것을 시각화했다. 전편에서는 여러 기억의 감정들, 상상속 동물인 빙봉, 악몽을 시각화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이번 속편에서는 전편에 있던 설정들을 더해, 여러 기억들이 신념을 갖고 지아를 형성하는 것을 나무(세계수)에 빗대어 표현했다. 그것 외에도 의식의 흐름을 파란 강으로 표현했고, 잠 자기 전, 드는 생각들을 극장으로 표현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가장 무의식의 공간에서 라일라가 남모르게 게임 캐릭터를 좋아하고 있다는 것도 좋은 포인트이다. 사춘기뿐만 아니라, 어른이 된 나도 여전히 어릴 때 좋아하던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남모르게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기존에 있던 감정들을 불안이가 추방시켜버리는 것 역시, 공감되는 요소였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우린 감정을 억제하고, 부정하려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3. 사춘기라서 다양해진 감정들

 

13살이 된 라일라에게 사춘기가 찾아왔다. 사춘기가 찾아오자, 라일라의 머릿속에서는 여러 변화가 일어난다. 기존에 있던 4명의 감정인 기쁨이, 슬픔이, 까칠이, 소심이, 버럭이와 이번에 새롭게 등장한 5명의 감정인 불안이, 부럽이, 따분이, 당황이가 등장한 것이다. 그래서 감정들 사이의 갈등을 나타난다. 핵심 감정 불안이는 사춘기라면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미래에 대한 불안, 예를 들면 장래에 대한 고민이다 친구들이 없을까 걱정하는 것은 사춘기에 흔히 겪는 감정이다. 이번 영화에서는 사춘기 소녀인 라일라의 모습을 통해, 사춘기인 10대들뿐만 아니라 그 시절을 겪어온 어른들까지 공감하게 했다. 사춘기는 생에 대한 불안. 동성한테 우정과 사랑을 느끼기도 한다. 그래서 불안이가 벌이는 일에 마냥 답답함과 비난을 할 수 없다. 동경하는 대상에게 잘 보이기 위해 거짓말을 하고, 과거를 부정하기도 하는 모습은 어딘가 우리랑 닮아있다.

 

4. 전편보다 못한 속편, 하지만...

 

평론가들은 <인사이드 아웃2> 전편을 뛰어넘는 속편은 아니라고 평했다. 물론 영화를 볼때, 빠른 전개를 위해 작의적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 경우가 몇몇 있었고, 평론가들이나 관객들도 이것을 지적했다. 하지만, 스토리 규모가 작아지고, 플롯이 단순해졌다는 이유로 이 영화를 안 보는 것은 옳지 않다. 비롯 캐릭터 별로 많은 대사량에 가볍게 몰입할 수 있는 오락 영화 느낌이 나긴 하지만, 그렇다고 완전 감동을 못 느끼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영화를 본 관객들은 불안이가 주도 하는 라일라의 모습에, 1편에서처럼 큰 공감을 한다. 누구나 일생을 살면서 한번쯤 겪어볼 수 있는 경험인 탓이다.

 

4. 어떤 모습이든 사랑해라

 

영화 <인사이드 아웃2>에서 기쁨이와 기존의 감정들은 자아를 형성할 기억을 선정했다. 그들은 긍정적인 기억만으로 자아를 형성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모습은 아직도 사람들에게 좋은 모습을 모여야 한다는 어른들과 닮아있다. 기쁨이가 라일라의 신념을 형성하는 데에는 여러, 모든 감정들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다 수용하는 것. 그것은 어른들도 하기 힘든 것이다. 누구나 회피하고 부정하려는 본능을 가진 탓이다. 그래서 기쁨이가 불안이마저 받아들이고, 라일라의 어떤 모습이든 신념을 형성하게 하는 것은 교훈이 된다. 그렇게 만들어진 라일라의 자아는 다양했다. 부족하다고 비난하는 라일라, 용감하다고 말하는 라일라,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라일라, 이기적이라는 라일라.... 하지만 그 어떤 모습이든 라일라는 라일라였다. 우리도 우리의 어떤 모습이든 사랑하고 받아들이라는 주제를 잘 드러내는 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