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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내 행복에 집중하는 게 진짜 행복임을 알려주는 영화, <소공녀>

by 집순이의 삶 2025. 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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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소공녀> 공식 포스터

1. 광화문시네마의 네 번째 영화

 

영화 <소공녀>는 2018년 3월 22일에 개봉한 전고운의 첫 장편 영화이자 광화문시네마의 네 번째 영화이다. 광화문시네마란 한국의 독립영화 제작사이다. 그곳에서 소공녀라는 각본이 소개되었고, 만장일치로 이대로 찍자는 의견이 나왔다. 우리가 영화로 보는 것은 주인공이 해외로 떠난다는 결말만 바뀐 작품이다. 위스키와 담배, 남자친구만 있으면 행복한 주인공 미소 역에는 이솜이 맡았다. 그런 미소의 남자친구 역에는 안재홍이 나온다. 영화 <소공녀>의 영어 제목은 ‘Microhabitat’이다. ‘미소생물 서식지’라는 의미를 가진 단어이다. ‘미소’라는 이름도 여기서 따왔다. 아주 작고 작은 생물들, 주의를 기울여 보지 않으면 그 존재조차 인식하기 어려운 그런 생물들을 일컫는 말이다. 그들이 살아가는 공간이 미소생물 서식지이고, 이 영화에서 미소가 살아가는 공간이며 환경이고 배경이다.

 

2. 행복이란 무엇인가?

 

이 영화는 단순히 청년 빈곤이나 경제적 어려움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행복의 기준’에 대해 묻는 작품이다. 미소의 친구들은 모두 사회적으로 ‘성공’한 듯 보이지만, 정작 미소만큼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 미소는 집도 없고 돈도 많지 않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을 포기하지 않으며 나름의 삶을 즐긴다. 그건 위스키와 담배이다. 미소는 집과 약을 포기해도, 그 두 가지는 절대 포기하지 않았다. 미소는 그것만 있으면 된다고 말하기도 하다. 미소는 과거 밴드 친구들과 다시 만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의 차이를 실감하게 된다. 과거에는 같은 꿈을 꾸던 사람들이었지만, 이제는 현실적인 이유로 점점 멀어지고 있었다. 그래서 다들 미소의 생활 방식을 한심하고 무책임하다고 여기고 있다. 그러니 영화는 행복의 기준을 남에게 맞추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에게 맞추라고 말하고 있다.

 

3. 현실적인 연출과 감성적인 분위기

 

영화 <소공녀>는 화려한 장면이나 극적인 사건 없이, 미소의 일상을 따라가면서 자연스럽게 감정을 전달하는 연출 방식을 사용한다. 도시의 좁은 원룸, 밤거리를 걸으며 마시는 위스키 한 잔, 친구들의 깔끔한 신혼집 등 공간을 활용한 연출이 인상적이다. 영화의 색감과 조명이 미소의 감정을 담담하게 전달하며, 마치 한 편의 시 같은 분위기를 만든다. 영화는 미소의 일상을 조용히 따라가며, 그녀의 감정 변화를 세밀하게 포착한다. 절제된 대사와 화면이 미소의 외로움과 자유로움을 동시에 전달한다.

 

집은 없어도, 생각과 취향은 있어!

 

이 대사는 미소의 행복 기준을 잘 드러내는 말이다.

 

4. 배우들의 연기와 캐릭터 해석

 

이솜은 미소 역으로 역대급 케릭터를 연기한 인생작이라는 평을 받는다. 자유롭고 독립적인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하며, 그녀만의 독특한 분위기로 영화의 중심을 잡았다. 감정을 억지로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눈빛과 표정만으로 내면의 변화를 섬세하게 표현했다. 그녀는 이 영화로 제5회 들꽃영화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반대로 미소의 남자친구인 한솔 역의 안재홍은 현실적인 고민을 안고 있는 인물로 등장한다. 한솔은 미소와 다르게 안정적인 삶을 추구하는 캐릭터로, 미소와 대비를 이루며 영화의 주제를 강조한다. 미소의 친구들고 미소랑은 달리 각각 다른 방식으로 ‘사회적 성공’을 이루었지만, 모두 각자의 고민을 안고 있다. 그래서 미소를 불편하게 여기기도, 막대하기도, 한심하다 말하기도 한다. 그 모습이 지극히 현실적이다. 영화는 현실적으로 변화하는 인간관계를 섬세하게 보여주며,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는 요소를 더해준다.

 

5. 삶의 기준은 나이다.

 

영화 <소공녀>는 개봉 당시 대규모 상업 영화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관객들과 평단의 극찬을 받으며, 한국 독립 영화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가 되었다. 제작비는 적었지만, 독창적인 연출과 뛰어난 연기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관객들 사이에서도 ‘잔잔하지만 깊은 여운을 남기는 영화’라는 평가를 받았다. 영화 평론가 이동진도 2018년 연말 결산에서 한국 영화 베스트 5위로 이 영화를 뽑았다. 하지만 이런 호평과 별개로 손익분기점인 10만명 돌파는 실패했다. 그래도 사람들이 꾸준히 찾아보는 영화이자, 지금의 청춘과 가장 갈 맞아 떨어지는 영화, 겨울에 보기 좋은 영화이다. 삶에 기준이 남인지, 나인지 헷갈릴 때 봐야하는 영화이다.